어느날 한국은행에서 원화를 1억원 추가발행하였다고 가정해보자. 이 돈의 주인은 누구일까?

추가로 발행된 돈은 기존에 존재하던 돈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재화의 양은 일정한데 돈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가 발행된 1억원은 현재 원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진 돈의 비율만큼 1/n로 나누어 돌려주어야 마땅하다. 그래야만 추가발행된 금액 때문에 돈의 가치가 낮아져 손해보는 사람이 없어진다. 이는 화폐에서뿐만 아니라 주식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불어나는 시가 총액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중국은 왜 주식시장을 개방하지 않을까?

시가총액은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가격을 모은 것이다. 따라서 시가총액이 올라갔다고 하면 전체적인 주식 가격이 골고루 올라간 것과 같고, 평균적으로 통용되는 자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갖는다. 이는 늘어난 시가총액만큼 화폐가 늘어난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늘어난 화폐의 주인은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쓰고보니 내용이 너무 복잡한거 같다. 쉽게 말하면 삼성전자 시총이 1억에서 2억으로 오르면,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자산이 2배로 오르는 것이다. (이건 또 너무 당연한가;) 그래서 흔히 한 나라의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들의 시가총액이 증가하면 나라 전체의 부가 증가했다고도 한다.
 (반대로 주식투자를 하지 않은 모든 사람의 자산은 상대적으로 조금씩 감소한 셈이다)

그럼 코스피 시총이 10조에서 15조로 올랐다고 가정해보자. 수치상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부가 5조만큼 증가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외국인들이 소유하고있는 주식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부가 증가한 양은, 주식이 오르기 전 처음 10조 중에서 내국인들이 차지하는 주식 금액 비율만큼이다. 당연히 내국인이 주식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시가 총액이 증가해도 나라 전체에 증가하는 부는 0원이다. 그럼 내국인:외국인 비율을 5:5로 가정하고 다시 계산해보자.

코스피 시총이 10조에서 15조로 증가하고, 내국인이 시총 중 50%를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나라 전체의 부가 2.5조만큼 증가한 것인가? 불행히도 또 아니다. 여기서 우리가 캐치하지 못한 것이 바로 트레이딩 기술이다.

시총이 10조에서 15조로 오르는 동안 수많은 굴곡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개별 종목들간에는 더 많은 굴곡이 존재한다. 이 굴곡 안에서 트레이딩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증가하는 시총 중 먹을 수 있는 양이 달라진다. 예를들어 내국인이 시총이 증가하기전 10조의 50%를 차지하고 있었더라도, 이 사람들이 시총이 15조로 증가하는동안 트레이딩을 얼마냐 잘했느냐에 따라 2.5조를 먹을지 그 이상 또는 그 이하를 먹을지가 달라지게 된다. 거래를 하지않고 가만히 있었으면 2.5조를 고스란히 먹었을텐데 그러지 않고 수많은 매수/매도를 통해 오히려 손실을 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애기다. 특히 트레이딩 기술이 부족한 개인 매매자들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한다.

중국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시장을 쉽게 개방하지 못한다. 주식 시장 개방을 통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만하면 시총이 증가할것은 불보듯 뻔하고, 중국 전체의 부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섣불리 자본시장을 개방했다가 트레이딩 기술이 약한 내국인 투자자들이 시총 증가분의 많은 부분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뺏길까바 두려울 것이다. 시가총액 증가는 어차피 따논 패이다. 굳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꺼낼 필요가 없다. 트레이딩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고 금융 강국이 되어갈 때즈음 해서 외국인들과 맞붙어도 중국은 손해볼 것이 없다.


 * 시가 총액은 증가할수록 좋은 것인가?

위에서 설명했듯이, 시가 총액의 증가는 추가 화폐 발행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온다. 시장에 유통되는 돈의 양이 많아지는 뜻이다.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은 정해져 있는데 돈의 양이 불어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는 곧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물건값이 오르게 되고 다시 화폐의 양과 물건의 가격이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 때 유의할 점은 자산의 상대적 가치다. 시가 총액이 증가할 때 주식에 투자했던 사람은 자산이 늘었으므로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이 때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던 사람은 어떻게 될까? 가진 돈은 변함이 없는데 물건 값이 올라가므로 상대적으로 돈의 가치는 줄어들게 된다. 즉 돈을 잃은거나 마찬가지다.







2. 게임머니 시장의 형성

게임머니 시장은 주식 시장과 비슷하다. 현금과 게임머니가 일정 비율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단 차이가 있다면 주식은 기업의 가치에 기반을 둔 상품인 반면, 게임머니는 게임 내에서 돈의 가치에 기반을 둔 상품이다. 즉 게임 내에서 게임머니로 할 수 있는 일(사냥, 레벨업 등)이 가치가 어떤가에 따라 게임머니의 가치가 결정된다. 아무튼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의 수가 늘어날수록 게임머니 시장의 유동성은 풍부해지며 일정 유동성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하나의 시가총액을 가지는 시장이 형성된다.

게임머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동성이다. 아이템을 사고 파는 사람의 수가 많아질수록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이 성장세를 타면 유동성은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따라서 게임 업체는 게임 초기에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보통 이 부분은 게임의 참신성이나 재미 등으로 결정된다.

이 다음부터는 유동성 싸움이다. 게임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게임을 취미나 흥미가 아닌 사업으로써 임하는 플레이어들이 생긴다. 이들은 투자의 목적으로 게임을 하기도 하는데, 시간을 투자해서 게임 머니를 벌고 이를 유동성이 풍부한 아이템 시장에서 현금화 함으로써 게임의 재미를 찾는다. 즉, 게임의 전통적인 재미보다는 현금화의 재미가 부각된 셈이다.

여기서부터는 재밌는 예를 하나 들어보자. N회사가 L게임을 만들었는데 게임이 재밌고 괜찮아서 사람들이 점점 많이 하게 되었다. 아이템 거래도 점점 활발해져 결국 큰 게임머니 시장이 형성되었다. 결국 하루에 수억원의 게임머니들이 거래되기도 할만큼 시장이 커졌다. 이 때, N회사가 게임 내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직접 온라인 홈페이지상에서 팔게되면 어떻게 될까?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직접 현금으로 팔아버리면 이는 한국은행이 국내에 화폐를 추가로 발행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화폐가 추가로 발행되면 화폐가치가 낮아져 현금을 보유한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피해를 본다. 게임머니도 마찬가지다. 게임머니나 아이템이 추가로 발행되면 이를 전에 소유하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피해를 본다. 게임머니 시장의 유동성이 이미 커졌으므로 판매한 순간 당장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에 반영되기 마련이고 결국 게임 내 모든 아이템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그럼 이때 피해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게임머니를 소지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즉 플레이어들이 추가로 발행된 화폐(게임 아이템)때문에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자신이 가진 게임머니 비율만큼 골고루 나눠갖는 것이다. 즉 게임회사는 유동성이 풍부해진 시장에 공짜로 마구마구 화폐를 찍어낼 수 있는 화폐공장이 되는 셈이다.

그럼 게임회사는 무한히 게임머니를 찍어내면 어떻게 될까? 한국은행이 화폐를 무한히 발행해버리면 인플레이션으로 국가 경제가 무너지듯 게임 경제도 마찬가지다. 유동성이 받쳐주는 한도 내에서 적절히 게임머니(또는 아이템)를 판매하는 것이 시장을 오래 지속하고 수익도 오래오래 창출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결국 게임은 퇴보되기 마련이고 인기는 시들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 마지막이 오면 게임머니는 빠른 속도로 가치를 잃어갈 것이고 결국 이 모든 피해는 가장 마지막에 게임머니를 소유하고있는 사람에게로 돌아간다. 게임회사는? 다음 게임을 준비한다.

실제로 요즘 게임회사의 주요 수입은 패키지나 월정액 따위가 아니다. 게임을 무료로 배포하더라도 게임 아이템 시장만 활성화된다면, 그 안에서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판매함으로써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인 이런 인식이 팽배해짐으로써 게임의 내용이 변한다는 점이다. 서비스 관점에서 이용료를 지불하던 시대에는 어떻게든 게임 자체를 재밌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었고  또 실제로 굉장히 게임이 재밌었다. 하지만 이제는 게임 내에서 경쟁과 그를 통한 아이템 시장 형성이 중요하게 되었고 플레이어들 또한 점점 이에 익숙해져서 돈되는 게임만 찾아서 하는 플레이어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이런 현실을 비판하기전에 한가지 생각할 문제가 또 있다. 나는 과연 그동안의 게임들을 모두 제돈주고 사서 했었던가.





Posted by 슨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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